제29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9)가 열리고 있는 아제르바이잔 바쿠. 카스피해 해안에 등장한 몸길이 16m에 이르는 대형 향고래의 사체 모형이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마치 진짜 고래가 해변에 좌초된 듯한 이 모형은, 강렬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큰 호수인 이곳에는 고래가 서식하지 않지만, 기후위기에 처한 해양 생물 보전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해 벨기에 예술그룹 '캡틴 부머'가 이 모형을 설치했습니다. 바쿠 해변에 울려 퍼진 그 의미 있는 경고를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1. 소식
기후변화의 경고, 캡틴 부머의 '고래 프로젝트'
향고래 모형은 벨기에 예술그룹 '캡틴 부머'의 작품입니다. 이 그룹은 배우, 조각가, 과학자로 구성된 단체로, 인간이 지구 생태계를 파괴하고 기후위기를 가속화하는 것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 다양한 예술 활동을 펼쳐왔습니다. '고래 프로젝트'는 바로 그 대표적인 활동 중 하나로, 향고래의 모형을 전 세계 여러 곳에 전시하며 해양 생태계의 위기를 전하고 있습니다.
이 고래 모형은 단순한 시각적 충격만을 주는 것이 아닙니다. 실제로 모형 주변에는 썩은 생선 양동이를 배치해 악취까지 풍기며, 해양 생물이 기후변화로 인해 처한 고통을 생생히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수천 명의 시민이 바쿠 해안으로 모여들어 그 의미를 함께 되새겼습니다. “이봐, 나는 이제 더 이상 못하겠어.” 모형이 보여주는 이 절박한 몸짓은 우리가 직면한 문제를 직접적으로 직시하게 합니다. 과연 우리는 어떤 행동을 해야 할까요?
멸종 위기에 처한 해양 생물들
향고래뿐만 아니라 대왕고래, 북태평양참고래, 흰긴수염고래 등 다양한 고래 종들이 기후변화와 해양 오염으로 인해 멸종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해양 수온의 상승, 바다 순환 패턴의 변화, 그리고 크릴새우 같은 먹이 자원의 감소는 이 대형 해양 생물들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특히 고래들은 수온과 해류 변화로 인해 스트레스를 더 받고, 서식지와 먹이의 부족으로 건강을 유지하기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향고래는 전 세계적으로 분포하지만,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이 정한 멸종위기 '취약' 등급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개체 수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는 고래들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해양 생태계 전체가 기후 변화와 인간의 활동으로 인해 무너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더 늦기 전에 행동하지 않는다면, 바다의 생물들은 더 이상 우리 곁에 남아있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기후 위기와 현실의 벽,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현재 COP29에서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현실적인 어려움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각국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으며, 전쟁과 개발도상국들의 경제적 어려움 또한 기후대응을 복잡하게 만드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선진국들은 개발도상국들에게 탄소 배출 감소를 요구하면서도, 동시에 경제 발전에 대한 지원을 미루고 있는 현실이 있습니다. 기후변화 대응이 전 세계적인 과제라는 것을 알면서도, 이해관계로 인해 그 속도는 더딜 수밖에 없습니다.
2. 마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희망을 포기해서는 안 됩니다. 향고래 모형이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은 단순히 환경 보호에 대한 당위성을 넘어,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행동에 대한 질문입니다. 기후 위기 대응은 정부와 기업의 노력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우리 모두가 일상에서 에너지를 절약하고, 지속 가능한 소비를 실천하며, 기후 문제에 관심을 기울여야만 합니다.
바쿠의 해안에 설치된 향고래 모형은 우리에게 더이상 미룰 수 없는 경고를 보냅니다. 그 메시지를 무겁게 받아들여야 할 시점입니다. 지구는 단 한 번 뿐입니다. 오늘 우리의 선택이, 내일의 바다와 생명을 살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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