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역사적 고통을 외면한 우호 관계, 그 정당성은 어디에 있을까?

인사스톨러 2024. 11. 25.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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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의 발언은 많은 이들에게 혼란과 분노를 안겨주었습니다. 일본 정부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논란에 이어 차관급 인사가 사도광산 추도식에 참석한 사건을 두고, 추 원내대표는 "일본 정부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조성된 한일 우호 분위기를 흔들어서는 안 된다"고 발언했습니다. 얼핏 보면 한일 관계의 개선을 위해 외교적 노력을 강조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 발언의 이면에는 일제강점기 친일파의 행태가 떠오릅니다. 결국, 우리나라 사람들이 겪은 고통을 외면하면서까지 '우호'라는 명목으로 가려진 현실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1. 소식

 

과거와 현재, 변하지 않는 정당화의 논리

일제강점기 시절, 친일파들은 일본에 협력하는 것이 '국익을 지키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라며 그들의 행동을 정당화했습니다. 그러나 그들이 주장한 '국익'은 결국 많은 이들의 삶과 고통을 대가로 삼았을 뿐이었습니다. 그들의 행동은 식민지 통치를 정당화하고, 독립 운동가들의 희생을 외면했으며, 결국 역사적 비극을 더욱 심화시켰습니다. 그리고 오늘날, 추경호 원내대표의 발언에서도 그러한 모습이 반복되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과연 일본 정부의 차관급 인사가 사도광산 추도식에 참석한 것을 두고 "일본에 굴복하거나 타협하지 않겠다"는 발언으로 우리 정부의 결정을 정당화하는 것이 옳은 일일까요? 사도광산은 많은 조선인들이 강제로 동원되어 비참한 노동을 강요당했던 곳입니다. 그곳에서 희생된 사람들의 고통과 아픔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것은 한일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반드시 지켜져야 할 기본적인 전제 조건입니다. 그러나 이런 역사적 맥락을 무시한 채 '우호'라는 명분으로 우리의 입장을 약화시키는 것이 정말 정당한 행동일까요?

"국익"이라는 이름 아래 가려진 희생

추 원내대표는 "한일 양국의 민감한 현안에도 우리 정부의 요구사항이 반영되지 못한 점이 유감스럽다"고 말하면서도, 여전히 '우호 관계'를 지키기 위해 굴복하지 않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발언은 마치 일제강점기 당시, 친일파들이 자신들의 행위를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며 정당화했던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국익"이라는 이름으로 희생된 수많은 사람들의 고통은 철저히 외면당하고, 오히려 그러한 외면이 국가의 이익을 위한 올바른 선택이라는 식으로 포장되고 있습니다.

일본 정부가 야스쿠니 신사 참배와 같은 행위로 역사를 왜곡하고, 사도광산 추도식을 통해 진정성 없는 태도를 보이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분명했습니다. 그것은 바로 피해자들을 기억하고, 일본이 과거사에 대해 분명한 반성과 사과를 하도록 요구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오히려 '우호'라는 이름 하에 이러한 요구를 약화시키고, 그들의 잘못된 행동에 면죄부를 주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2. 마치며 : 희생된 자들의 목소리를 외면하지 말자

 

역사적 상처를 외면하고 미래를 이야기할 수는 없습니다. 진정한 한일 관계의 발전을 위해서는 과거에 대한 분명한 반성과 속죄가 전제되어야 합니다. 그것은 단순한 외교적 수사가 아니라, 희생된 사람들의 목소리를 기억하고 그들의 고통에 공감하는 태도에서 출발합니다. 그러한 진정성 없는 태도로는 어떠한 "우호 관계"도 진정한 의미를 가질 수 없습니다.

과거 친일파들이 자신들의 선택을 정당화하려 했던 것처럼, 오늘날 우리 역시 '국익'이라는 이름으로 희생된 이들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봐야 합니다. 우리가 진정으로 지켜야 할 것은 단순히 국가 간의 '우호 관계'가 아니라, 그 관계의 토대가 되는 올바른 역사 인식과 희생된 자들에 대한 존중입니다.

우리의 역사는 우리가 지켜야 합니다. 단순한 외교적 관계 개선보다 중요한 것은 진정한 반성과 속죄의 바탕 위에서 형성된 평화와 우호입니다. 외교의 명분을 내세워 희생된 사람들의 고통을 외면하는 것이 과연 정당한 것인지, 우리 모두 한 번쯤 생각해 봐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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